가사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나 손녀를 친양자로 입양할 수 있을까요?본문
1. 들어가며
대법원 판결을 위주로 어떤 사안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판단의 기준이지만, 하급심 판결들을 살펴보는 것은 정말 구체적으로 해당 사안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오늘은 이혼 소송에 관한 사안을 살펴볼텐데요, 조부모가 손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알아보시겠습니다.
2. 부산가정법원 2017. 4. 24. 선고 201느단1124 결정
친양자 입양은 친양자로 하여금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를 종료시키고 양부모의 혼인 중의 출생자 신분을 갖게 하는 강력한 신분형성적 효과가 있는 것이므로(민법 제903조의2), 친양자 입양의 허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입양되는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친양자 입양의 동기와 현실적 필요성 가족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도 신중히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2. 24.자 2010스151 결정 참조).
살피건대 ①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을 친양자로 입양하면 조부모는 부모가 되고 사건본인의 친부는 사건본인과 남매지간이 되는 등 가족내부 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고 친양자 입양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② 사건본인이 성장함에 따라 자신의 가족관계를 둘러싼 진실을 어떠한 경위에서라도 알게 되면 심각한 혼란에 빠져 정체성의 위기를 겪게 될 우려가 높은 것은 마찬가지인바 ③ 당장은 사건본인이 청구인들을 부모로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조부모인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을 친양자로 입양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건본인의 진정한 복리에 부합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④ 사건본인의 친부가 친권자로 지정되어 있고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을 친양자로 입양하지 않더라도 사건본인을 양육하는 데 특별한 장애나 어려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3. 마치며
실제로 조부모가 손자녀의 친양자가 될 필요가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급심 판결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족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사건본인 자체에도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 친양자제도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친권자제도를 활용하여 사건본인을 양육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서 조부모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만약 위와 같은 필요가 있다면 위 판결의 근거를 깰 수 있는 상황이나 논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