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입원실 내 방실침입죄가 성립할까요?본문
산후조리원 원장이나 직원이라도 산모의 동의 없이 입원실에 들어가면 방실침입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인데요.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자인데, 산후조리를 하던 산모와 분쟁이 발생한 상태였습니다. 즉, 산모가 자신이 유축한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유를 주었다며 조리원 측에 항의를 하였고, 이를 인터넷 상에 올린 것입니다. 피고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증거수집에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직원에게 산모의 입원실에 들어가 산모가 사용하던 젖병을 찾아오라고 시킨 것이지요.
조리원의 직원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산모가 문을 잠그고 자리를 비운 사이 보조키로 입원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젖병을 몰래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직원에게 방실침입 및 권리행사방해를 교사한 혐의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재판을 받으면서 "산후조리원 임직원들은 조리원 내 입원실 및 집기 등의 관리책임자로서 입원실에 자유로이 출입이 가능하므로 방실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산모는 조리원 측과 산후조리원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 내용에 따라 입원실을 사용하게 된 것이므로, 입원실은 산모가 점유하는 방실에 해당한다. 조리원 직원이 산모 및 신생아의 관리나 입원실의 청소 등을 위해 입원실에 출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방실의 점유자인 피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받아야 적법하므로 피고인 등의 행위는 방실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젖병을 무단 탈취한 산모에게 젖병에 대한 점유권원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산모는 조리원과의 이용계약에 따라 조리원이 제공하는 분유, 젖병, 기저귀 등을 사용할 권리가 있으므로 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인 '타인의 점유'에 해당한다. 산모는 조리원 이용계약에 따라 산후조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담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젖병을 가져온 것이므로 이에 대한 조리원측의 자력에 의한 탈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며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번 칼럼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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