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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김미진|  20-12-09

민사

손해배상 사건의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과실상계”의 법리

본문

[민사] 손해배상 사건의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과실상계의 법리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과실상계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과실상계의 문제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인데요, 과실상계란, 타인의 가해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경우라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는 법리입니다.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지운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 있으실 텐데요, 오늘은 최근의 하급심 판례 2개를 소개해드리면서 과실상계가 어떤 내용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2. 무면허운전 오토바이 사고, 뒤에 탄 본인 책임도 45%!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5135375)

 

첫 번째 소개해드릴 판결은 올해 2월에 선고가 있었던 판결입니다.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55월 새벽 3시경 덤프트럭을 몰던 방모씨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인근의 한 도로 교차로에 진입하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어린 학생이었던 이씨가 사망했고, 이씨의 부모는 방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를 상대로 '4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인 이씨의 과실을 45%로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연합회는 가해 차량의 보험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망한 이씨와 이씨의 부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이씨가 오토바이 운전면허도 없으면서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무단으로 가지고 나갔고, 이를 운전 면허가 없는 친구에게 운전하도록 한 다음 자신은 뒷좌석에 동승했으며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 같은 잘못을 참작해 연합회의 책임을 55%로 제한한다.'라는 것입니다.

 

이 때 피해자의 과실을 45%, 가해자 측의 과실을 55%로 정한 것이 바로 과실상계와 관련된 것인데요, 만약 피해자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가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다면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가 되겠지요.


3. 통학차량 옆자리 친구 귀에 큰 소리 질러 난청 증상 발생한 경우 병원을 늦게 가 피해를 확대시킨 피해자의 책임도 있어!

 

두 번째 소개해드릴 판결은 얼마 전인 11월에 선고가 있었던 판결입니다.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A양은 201412월 태권도장 통학 차량에 타고 있었는데, 왼쪽 옆자리에 있던 친구가 A양의 오른쪽에 앉아있던 다른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과정에서 A양의 귀 부위에서 큰 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A양은 귀에서 ''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3개월 뒤 이비인후과에서 이명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순음 청력검사 결과 A양은 난청 증상을 보였고, 대학병원에서 정밀진찰한 결과 우측 5데시벨(db), 좌측 75db의 청력 손실이 확인돼 좌측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았습니다. 한편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가족이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경우 DB손해보험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에 가입한 상태였는바, 이에 A양 측은 DB손해보험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DB손해보험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측의 과실을 40%로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는데요, 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친권자로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A양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가해 학생의 부친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DB손해보험은 공동해 A양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히며, ‘A양은 처음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부터 일관되게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했고, 부모에게도 구체적으로 경위에 대해 이야기했다. 태권도장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도 그 무렵 가해 학생이 같이 앉아 있다가 A양이 시끄럽다고 해 자리를 바꿔준 적이 있다고 했고, 가해 학생의 아버지도 아이가 같은 취지로 말한 내용을 담은 사고경위서를 작성했다. 2014A양이 받은 학생건강검사에서는 양쪽 청력이 정상이었으며 신체감정을 마친 의사 역시 어린이 귓가에서 소리칠 경우 A양처럼 난청이 생길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힌 것 등을 종합할 때 가해 학생의 행위로 A양에게 난청이 생긴 것이 인정 된다고 판시하며, ‘다만 가해행위가 있는 무렵부터 A양이 귀에서 삐 소리가 난다고 부모에게 말했는데도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후에야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 그 사이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이고, 가해행위가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가해행위로 난청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등 제반사정을 감안해 가해 학생 측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역시 과실상계의 법리를 활용하여 손해를 확대시킨 피해자의 책임을 인정하여,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한 판례에 해당합니다.

   

 

4. 마치며

 

과실상계의 법리, 이제 좀 이해가 되셨나요? 과실상계에서의 피해자의 과실은, 첫 번째 판례에서 본 불법행위의 성립 자체에 피해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되고, 두 번째 판례처럼 피해자의 과실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도 과실상계 사유에 해당됩니다.

 

오늘은 손해배상 소송의 법리 중 하나인 과실상계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손해배상 소송은 여러 가지 법리를 고려하여야 하는, 다소 복잡한 소송 유형에 해당하므로, 만약 관련 쟁송에 휘말리시게 되셨다면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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