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범죄혐의 내용 및 사실관계

의뢰인은 무직으로서, 공중이 밀집한 장소인 지하철 내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추행 하였다고 기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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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 사건의 특징

의뢰인은 현장에서 발각되어 바로 수사기관에 인계된 상태로, 당시 만취하여 기억이 없는 상황이었고, 범행 일체를 인정하기는 하나 자신이 왜 이와 같은 행동을 하였는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이 사건에서 의뢰인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검사가 이 사건을 기소하며 “성범죄자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명령”의 적용을 주장하는 점이었는데, 이는 만약 신상정보가 공개되면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3. 변호인의 조력활동

의뢰인의 경우 현장에서 발각되었고, 또한 이미 폭행의 전과가 있는 상황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였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점에서 특이하였는데, 변호인은 의뢰인의 심정을 귀 기울여 들으며, 왜 의뢰인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하였는지 그 원인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계속되는 면담 도중 의뢰인은 이 사건이 벌어진 후 괴로운 마음에 정신과 상담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말을 우연히 전하였는데, 이를 들은 변호인은 의뢰인에게 진료기록 전부를 발급받아 교부하여 달라고 하였고, 이후 진료기록을 세밀하게 확인한 결과 본 의뢰인에게 “경증의 우울증과 강박장애”의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변호인은 정신과 전문의에게, “의뢰인의 강박장애가 본 성추행 범죄사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그 소견을 구하였는데,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일상에서의 누적된 스트레스가 기존의 강박증상을 악화시켜 성적 행동으로 분출된 것으로 사료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고, 결국 이 사건에서 해당 전문의의 의견이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되었습니다.

4. 법원의 판단결과

법원은 집행유예의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의뢰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동종 범죄의 전력이 없으며, 정신과 진료를 받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의 나이, 재범위험성,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및 죄의 경중,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사안에 대한 평가

이 사건은 현장에서 발각된 경우였기 때문에 무죄는 불가능하였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이 세밀하게 진료기록을 살펴 의뢰인조차 미처 알지 못하였던 강박장애 증상과 사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었고, 집행유예 판결 및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명령 면제 판결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