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코로나바이러스와 공판기일 불출석 최준영변호사|14-11-10본문
1. 들어가며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는 개정하지 못하고, 이는 항소심에서도 동일합니다(형사소송법 제370조, 제276조). 다만 피고인이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65조). 따라서 항소심 공판기일에 2회 불출석한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내리려면, 피고인이 2회에 걸쳐 적법한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하였어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유행하면서, 해당 증세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공판기일에 불출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증상에 대한 의심이 위에서 말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최근의 대법원 판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도9475 판결
피고인 A는 제1심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하였고, 선고를 위한 원심 제2회 공판기일 전날에 피해자와 합의를 위하여 기일연기신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A는 제2회 공판기일인 2020. 5. 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검사를 받을 예정으로 출석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채 출석하지 아니하였는데, 5주 후에 진행된 제3회 공판기일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검사 결과 및 후속조치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제3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도 아니하였습니다. 그래서 항소심은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기일을 개정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자 피고인은 상고 이유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 항소심이 판결을 선고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365조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우려를 내세우며 선고가 예정된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것은 선고를 늦추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려워, 2회에 걸쳐 정당한 사유 없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의 출석 없이 판결을 선고한 원심 소송절차에 법령위반의 위법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감염 우려가 있다는 피고인 본인의 주장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불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러한 감염 우려를 입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유나 증거 등이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3. 마치며
형사재판에서 공판기일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게 되면 구속 등의 피고인에게 불리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고, 무엇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2회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게 되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선고할 수 있어 피고인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재판의 공판기일이 예정되어 있는 분들은 법률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하여 이에 대한 면밀한 상담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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